신용산에서 삼각지까지, 요즘 용산을 걷는 반나절

용산역 건너편의 용산역사박물관에서 출발해 신용산역의 아모레퍼시픽 본사와 APMA, 사옥 옆 골목의 용리단길을 지나 삼각지와 전쟁기념관까지 걷는다. 새로 뜬 장소만 모아 보는 코스가 아니라, 박물관과 미술관, 골목 상권과 오래된 식당이 짧은 거리 안에서 어떻게 이어지는지 보는 반나절 산책이다.
용산역 건너편, 먼저 박물관부터
용산역 1번 출구에서 길을 건너 한강대로14길 쪽으로 들어가면 붉은 벽돌 건물이 나타난다. 공식 안내 기준 역에서 약 550m 거리다. 옛 철도병원 건물을 고쳐 쓴 곳이지만, 이곳의 볼거리는 건물 연혁에만 머물지 않는다.
용산역사박물관

상설전시는 한강 수운과 경강상인, 군사기지와 철도도시의 성장에서 시작해 미군기지 주변의 대중문화, 삼각지 미술문화, 이주민과 용산공원까지 이어진다. 용산이라는 동네가 왜 교통과 군사, 상업과 외래문화가 겹쳐 온 곳인지 한 번에 훑어볼 수 있다.
전시실을 따라가다 보면 과거의 철도와 군사시설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주변에서 생겨난 생활과 문화까지 함께 보게 된다. 용산을 특정 시기의 역사로만 설명하지 않고 여러 시대가 겹쳐 온 동네로 보여준다는 점이 첫 출발지로 잘 맞는다.
건물 안에는 로비의 스테인드글라스와 옛 병원 공간의 흔적이 남아 있고, 옥상정원에서는 용산역 일대를 바라볼 수 있다. 오래된 건물 한 채만 보는 곳이라기보다 이후 신용산과 삼각지를 걸을 때 만날 장면들의 배경을 먼저 보는 출발점에 가깝다.
신용산역에서 아모레퍼시픽으로
박물관에서 한강대로를 따라 신용산역 쪽으로 옮기면 풍경의 크기가 확 달라진다. 신용산역 1번 출구는 지하 연결통로를 통해 사옥 저층부로 이어져 밖으로 다시 나가지 않고도 건물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 본사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설계한 사옥은 밖에서 보면 거대한 정방형 건물이지만, 안쪽에는 중앙 중정과 큰 개구부, 저층부의 열린 공간이 있다. 외관만 보는 것보다 로비와 저층부를 함께 봐야 건물의 규모와 성격이 훨씬 잘 드러난다.
신용산역에서 바로 연결되는 접근 방식도 이 장소의 인상을 만든다. 거대한 기업 사옥이지만 저층부가 완전히 닫힌 공간처럼 느껴지지 않고, 미술관과 공개 공간이 함께 있어 거리 산책 중 자연스럽게 들어갈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
2026년 9월 현재 APMA에서는 《Sol LeWitt: Open Structure》가 열리고 있다. 월 드로잉과 구조물, 회화, 사진, 판화 등 45점을 소개하며, 지시문을 바탕으로 공간마다 다르게 구현되는 월 드로잉 13점이 전시의 중심이다.
작품을 한 점씩 빠르게 보는 것보다 전시장 전체의 벽과 구조가 어떻게 작품의 일부가 되는지 보는 재미가 있다. 사옥의 건축과 현재 전시를 한 자리에서 이어 볼 수 있다는 점이 이 구간의 가장 분명한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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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옥 옆 골목으로 이어지는 용리단길
용리단길

아모레퍼시픽 본사 옆편 골목으로 들어가면 한강대로의 큰 스케일이 금세 낮아진다. 신용산역과 삼각지역 사이 한강로2가 일대를 묶어 부르는 용리단길은 한 줄짜리 거리가 아니라 여러 골목에 식당과 카페가 흩어진 상권이다.
오래된 주택과 산업공간을 고친 작은 건물 옆에 새 식당과 카페가 붙어 있고, 골목을 한 번 꺾을 때마다 거리의 표정도 조금씩 달라진다. 유명 매장 몇 곳만 보고 빠져나오기보다 생활 골목과 새 상권이 섞인 거리 자체를 천천히 보는 편이 이 동네의 성격을 더 잘 보여준다.
큰길과 가까운데도 골목 안쪽은 건물 높이와 도로 폭이 확 달라진다. 오래된 외벽이나 계단을 남긴 채 내부만 바꾼 공간도 많아, 새 상권이 기존 동네 위에 어떻게 자리 잡았는지 눈으로 확인하기 쉽다. 골목마다 가게 밀도가 달라 한두 곳의 유명 매장만으로 용리단길 전체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도 직접 걸을 때 더 분명해진다.
한 끼는 신용산 또는 삼각지에서
능동미나리 신용산
신용산 쪽에서 식사를 넣는다면 능동미나리가 한 가지 선택지다. 미쉐린 가이드에 곰탕집으로 소개돼 있으며, 맑은 국물에 한우와 생미나리를 넉넉히 올린 한 그릇이 대표적이다. 이곳에서 식사한다면 이후에는 용리단길을 더 둘러본 뒤 삼각지 쪽으로 내려가면 된다.
삼각지역

용리단길에서 삼각지 쪽으로 내려오면 새 식당과 오래된 가게가 더 가까운 거리에서 섞인다. 큰 목적지가 갑자기 등장한다기보다 골목의 성격이 조금씩 달라지다가 넓은 도로와 오래된 상권이 나타나는 지점이다.
삼각지는 오래 머무르는 단일 관광지라기보다 신용산의 새 상권과 오래된 식당가를 이어주는 전환점에 가깝다. 선택한 삼각지 사진도 이 구간에서 바로 보여주도록 배치해, 글과 이미지가 같은 장소를 가리키게 한다. 지하철역 이름으로만 지나치기 쉬운 곳이지만, 실제 도보 코스에서는 앞서 걸어온 골목의 분위기가 바뀌는 지점을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원대구탕
식사를 삼각지까지 미뤘다면 원대구탕이 또 다른 선택지다. 서울미래유산은 이 집을 삼각지 대구탕 골목에서 오래 이어져 온 식당으로 기록한다. 대구와 미나리, 콩나물, 내장을 넓적한 냄비에 끓여 내는 방식으로 이름을 이어왔다.
능동미나리와 원대구탕을 모두 이용하는 일정은 아니다. 어느 쪽에서 한 끼를 넣느냐에 따라 같은 동선의 리듬이 달라질 뿐, 코스 자체는 그대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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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기념관 광장에서 마무리
전쟁기념관
삼각지에서 전쟁기념관 쪽으로 이동하면 골목과 식당이 이어지던 앞 구간에서 넓은 광장과 큰 건물로 장면이 바뀐다. 이번 코스에서는 실내 전체를 모두 보는 일정으로 잡지 않고 광장과 건물 외부를 중심으로 둘러본 뒤, 관심이 있다면 전시를 더하는 정도로 여지를 남긴다.
2026년 9월 현재는 특별기획전 《그날, 나의 일상은 전쟁이 되었다》가 진행 중이다. 전쟁기념관 자체를 충분히 보려면 별도 시간이 필요하지만, 반나절 산책에서는 광장을 보고 현재 전시 여부를 확인해 선택적으로 들어가는 구성이 현실적이다.
용산역 건너편의 박물관에서 시작해 미술관, 사옥 옆 골목, 삼각지의 식당가를 지나 이 넓은 광장에 닿으면 짧은 거리 안에서 서로 다른 용산이 이어지는 흐름이 자연스럽게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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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나절 산책 동선
① 용산역사박물관 → ② 아모레퍼시픽 본사·APMA → ③ 용리단길 → ④ 능동미나리 신용산 → ⑤ 삼각지 → ⑥ 원대구탕 → ⑦ 전쟁기념관
④ 능동미나리 신용산과 ⑥ 원대구탕은 식사 후보다. 두 곳을 모두 이용하는 일정이 아니라 한 곳을 선택한다.
TRAVEL MEMO
| 추천 시간 | 약 4~5시간. 박물관·APMA 관람 깊이와 식사 대기, 보행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
|---|---|
| 식사 선택 | 능동미나리 신용산 또는 원대구탕 가운데 한 곳을 선택한다. |
| 용산역사박물관 | 10:00~18:00, 입장 마감 17:30, 무료. 월요일·1월 1일·설날·추석 당일 휴관. |
| APMA | 화~일 10:00~18:00. 《Sol LeWitt: Open Structure》는 2027년 2월 28일까지 예정. 현재 전시는 온라인 사전예약 필요. |
| 전쟁기념관 | 09:30~17:40, 입장 마감 17:00, 무료. 월요일 정기휴관. |
| 방문 전 | 운영시간·전시·식당 정보는 변동될 수 있으므로 실제 방문 전 각 운영처의 최신 안내를 확인한다. |
이미지 출처 : 한국관광공사 · 서울관광재단 Visit Seoul · Wikimedia Commons









